브라질의 한 빈민가에서 마약사범의 도주를 도와준 뜻밖의 정체가 포착됐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브라질 17사단 헌병대가 지난 22일 브라질 북동부 피아우이주(州) 테레지나시(市) 빈민가 빌라이르망둘세에서 마약 거래를 단속하던 중 한 앵무새를 체포했다고 전했다.
마약상이 기르던 이 앵무새는 헌병대가 주인의 자택을 급습하자 “엄마, 경찰이야!”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인디아의 남편과 딸은 각각 코카인과 대마초를 소지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고, 앵무새도 새장에 수감됐다.
헌병대 측은 “인디아의 앵무새는 훈련을 받은 것이 틀림없다”며 “그 새는 헌병들이 다가가자마자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앵무새를 직접 만난 한 기자는 새가 주어진 면회 시간 내내 부리를 꾹 다물고 있었다며 “매우 충직해 보였다”고 전했다.
인근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는 수의사 알렉상드르 클라크도 “여러 헌병들이 돌아가며 심문을 시도했지만 앵무새는 끝내 협조하지 않았다”고 했다.
앵무새는 조만간 지역 동물원으로 옮겨져 석 달간 비행 훈련을 받고 방생될 예정이다.
누리꾼들은 “앵무새랑 심문까지 하다니ㅋㅋ”, “브라질 특이한 나라네”, “주인 잘못만나 앵무새가 고생하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브라질 당국이 마약 단속 중 동물을 체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브라질 경찰은 2008년 마약밀매조직의 본거지에서 경쟁 조직원을 먹어치워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로 악어 2마리를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