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경찰청 경무과 소속 경찰관 A(38)씨가 직장 상사인 B(53)씨에게 1년간 괴롭힘을 당하다 최근 정신병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15일 오후 3시쯤 부산의 한 음식점 남자 화장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A씨의 가족들은 황급히 A씨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고,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양극성정동장애(조울증) 판명을 받았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월부터 지난 2월 7일까지 부산경찰청 경무과에서 근무하는 동안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 시간 외 근무는 한달 평균 60여 시간에 달했다.
하지만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고 업무에 열중하는 A씨에게 돌아온 건 상사의 모욕이었다. 상사 B씨는 A씨에게 “말도 듣지 않을 거면서 필기구는 왜 갖고 왔냐”, “너는 말을 안 들으니 내가 하나하나 적어줄게”등의 발언을 했다.
B씨는 다른 부서의 업무 실수를 A씨의 잘못으로 몰아가기도 했다. 그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긴 A씨는 “트라우마가 생긴 이후 B씨에게 결재받을 때마다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다”며 “B씨에게 욕을 먹지 않으려고 매일 늦게까지 일했지만 괴롭힘은 1년간 지속됐다”고 호소했다.
B씨의 만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B씨 밑에서 6개월간 근무하다 일선 경찰서로 이동한 C씨는 “업무를 빨리 처리하지 못하면 ‘열심히 안 해서 그런거다’며 다그치기 일쑤였다”며 “부서 성과를 위해 타 부서 업무까지 가져와 직원들을 압박했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식은땀이 나는 등 건강에 문제가 생겨 타 부서로 옮겨달라고 요구했다며 “내가 오기 전부터 B씨 부하 직원들의 인사이동이 잦았다. 조직 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담당 과장은 물론 간부들은 알고 있었지만 쉬쉬할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부상경찰청 관계자는 “직원 대부분은 간부에게 B씨의 문제를 이야기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이 팽배했다”며 “게다가 B씨가 부산경찰청장의 업무 예산 집행을 맡은 데다 청장과 B씨가 가까운 사이라고 인식한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A씨가 조울증 진단을 받자 부산경찰청은 감찰에 착수했다. 부산경찰청 강오생 감찰계장은 “오는 9일 감찰처분심의위원회를 열고 B씨의 행동이 갑질에 해당하는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씨가 갑질을 한 것으로 판단되면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 주장에 대해 B씨는 “정당한 업무 독려를 했을 뿐 갑질을 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