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전 대통령을 지내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 담긴 일화가 커뮤니티에서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강직한 자세와 일본과 한국을 둘러싼 역사인식에 대해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때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에서 연설을 할 때 였다.
연설이 끝이나고, 질의 응답 시간이 되었다.
이때, 한 일본인 학생이 손을 든다.
“제 2차 세계대전 전에 많은 나라들이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들 나라들은 지금 모두 종주국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한국은 옛날을 잊지 못하고 아직도 일본과 화해를 하지 않고 있는지요?”
일본인 학생의 질문에 장내는 조금 술렁이는 듯 보였다. 이내 김 전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나는 당신에게 되묻고 싶군요 . 영국과 프랑스는 수많은 과거 식민지 국가들과 사이좋게 지내는데, 일본은 왜 과거 식민지였던 한국과 잘 지내지 못한다고 생각하느냐? 그 책임이 한국과 일본중 어디에 있는가를 한 번 생각 해봅시다
그것은 영국, 프랑스와 일본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한국인이 생명과 같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성(姓)을 일본식으로 바꾸게 했습니다. 또 일본은 한국말과 역사를 못 배우도록 했습니다. 매일 일본천황이 있는 동쪽을 향해 큰절을 하도록 강요했습니다.
언제 영국과 프랑스가 이런 일을 한 적이 있었던가요? 이번에는 제 2차 세계대전 후에 전쟁 범죄를 같이 저지른 독일과 일본의 태도를 비교해봅시다. 독일은 과거에 대해 철저히 사죄했습니다. 유태인과 이스라엘에 수십억의 배상과 보상을 했지요. 그런데 일본은 단 3억을 주는것으로 끝내버렸습니다.
독일은 그들의 죄상을 어린이부터 전 국민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교육을 시키는데 반해 일본은 대부분 은폐하려 합니다. 그러니 당신도 과거를 몰라 질문 하는 것이 아닌지요? 뿐만 아니라, 독일은 전쟁에 진 것을” 패전”이라고 시인하는데, 일본은 “종전’ 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독일은 당시의 연합군을 “점령군” 이라 했는데, 일본은 “진주군” 이라 합니다. 일본식대로라면 누가 전쟁에 승리했고, 누가 항복을 했는지 알 수가 없지요. 일본이 이러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우리가 일본을 믿을 수 있을까요? 더구나 초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일본이 이렇게 반성과 시정을 하지 않고 있는데, 주변국 한국이 이를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따라서 나는 이러한 일본을 결코 영국과 프랑스와 같이 취급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답을 들은 일본인 학생은 강연이 모두 마무리가 된 이후 찾아와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우리는 정말 그런줄 몰랐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우리가 우리나라의 정책을 시정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타국에서도 굳히지 않는 강직한 자세와 역사 인식에 대한 개선 의지가 돋보이는 일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