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익중(59) 전 동국의대 교수에 따르면, 일본의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고 피폭이 염려된다면 일본을 가지 말아야 한다.
그는 ‘의학자의 입장’이라는 것을 전제로, 방사능 오염이 300년 간 지속되는 만큼 일본의 방사능 악몽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날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일본 도쿄도내 미즈모토공원의 흙 여러 곳에서 ‘방사선 관리 구역’에 해당하는 방사능 오염이 측정됐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는 않다고 했다.
이미 일본의 광범위한 토양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방사선 관리구역 설정 기준인 1㎡당 4만 베크렐(Bq/㎡)이 “4만 베크렐이라는 건 가로 1m, 세로 1m 땅에 세슘 137이라는 방사성 물질이 핵분열을 통해 1초에 4만 개 발생한다는 뜻이다. 원래 자연계에 없는 세슘은 핵발전이나 핵무기 사용할 때만 발생하는데, 이 물질이 도쿄 공원의 흙까지 오염시켰다는 뜻이죠”라고 말했다.
이에 ‘진실을 위해 핫스팟을 조사하는 사람들(HIT)’이라는 일본 블로거는 지난 2월 17일부터 5월 19일까지 미즈모토공원 15곳의 토양을 조사한 결과 4곳에서 4만 베크렐(Bq/㎡)을 초과하는 방사능 오염이 측정되었다고 밝혔다.
가장 높은 곳은 77,085 베크렐(Bq/㎡)이었고, 63,504베크렐(Bq/㎡)과 54,157베크렐(Bq/㎡), 42,418베크렐(Bq/㎡)의 수치도 나왔다.
김 전 교수는 “핵 사고가 나면 세슘 뿐만 아니라 수백 개의 방사성 물질이 나오는데, 그 중 절반 정도는 반감기가 짧아 바로 사라지지만 세슘과 같은 물질은 오래 남는다. 아마 세슘137 외에 다른 물질의 오염까지 합치면 흙의 오염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외부피폭보다 내부피폭이 훨씬 심각하다고 했다.
내부피폭은 체내에 흡수된 방사성물질로 피폭되는 것을 의미한다.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이 몸 안에 들어오면 갖가지 방사성 원소가 우리 몸을 공격하는데, 세슘은 혈액과 근육으로 이동해 DNA 구조를 변형시킨다.
요오드와 스트론튬은 갑상선 및 뼈를 공격하고 플루토늄은 폐에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는 방사성 물질의 공격에 취약하다.
“일본 도심 지역의 방사능 수치는 높지 않게 나올 수 있다.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는 비가 내려 씻겨 내려갈 수 있고 대기도 바람에 날려 희석될 수 있다. 그런데 산과, 강, 들이 문제다. 제염이 아예 불가능하기 대문이다. 그 땅과 물로 나고 자란 농산물로 만든 음식물을 섭취하면 내부피폭을 당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피폭량 기준치를 20배로 높였음을 강조했다.
어차피 방사능 오염은 피할 수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기준치를 올렸다는 뜻이다.
일본의 피폭량 기준치는 한국보다 20배 높다.
또한 “일본 정부는 기준치를 통과한 농산물을 유통한다고 홍보하겠지만 우리나라보다 유통 기준이 크게 낮다. 방사능과 관련해 안전하다는 것은 오직 방사능 수치가 ‘제로’일 때만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김 전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정말 큰 사고인데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피폭량은 암 발생과 정비례한다. 적은 양이면 적게 위험하고 많은 양이면 많게 위험하다는 얘기다. 의학적으로 피폭량의 안전기준은 제로일 때 뿐이다”라고 말했다.
“가능하면 가지 마시고, 가능하면 빨리 돌아오세요. 방사능에 민감한 어린이들은 데리고 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라고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