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담당자들이 단 일곱 단어만 듣고도 입사 지원자의 사회적 계층을 판단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 호에 발표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서는 미국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 마이클 크라우스 박사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크라우스 박사 연구팀은 채용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274명의 직원에게 녹음된 연구실 관리직 지원자들의 사전 인터뷰 대화 내용을 들려주거나 녹취록을 읽도록 했다.
그 결과, 채용 담당자들은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보지 않고 오직 대화 내용만으로 이들의 사회적 계급, 초봉, 전문적 역량을 평가했다.
채용자들은 첫 일곱 단어 안에서 지원자들의 사회적 지위가 어떤지에 대해 판단을 내리고, 이를 토대로 고용 여부와 초봉 등을 결정했다.
채용자들이 상위 계층으로 판단한 지원자들의 평균 초봉은 5만 8천 750달러 (6천 8백만원)으로 책정된 반면, 하위 계층으로 판단한 지원자들의 초봉은 그보다 750달러 적은 5만 8천달러(6천789만원)로 책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상위 계층으로 판단된 지원자에게는 고용 때 추가 지급하는 ‘사인 온 보너스’를 2천 5백달러(290만원)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하위 계층으로 판단된 지원자들에게는 그러한 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크라우스 박사는 “우리는 사회 계층에 대해 대놓고 말하지 않지만, 채용 경험자들은 지원자의 발언을 단 몇 초 듣고 추정한 사회적 계층을 바탕으로 그들의 능력과 적합성을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경향이 “경제적 이동성을 제한하고, 불평등을 고착화한다”고 분석하며 “부유하거나 교육 수준이 높은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만 재능이 있는 건 아니다, 더 공평한 사회로 나아가려면, 첫 인상을 갖는 데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작용에 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 중에는 말의 내용보다 발음이 사회적 지위를 판단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도 있었다.
크라우스 박사는 “아주 간단한 접촉에서도 타인을 인지하는 데 대화 패턴이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