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에 뱀장어가 들어가 있는 바다표범이 발견돼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뱀장어가 콧구멍에 들어간 주인공은 바로 미국 하와이 북서쪽 제도에서 살고 있는 몽크바다표범이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하와이 몽크바다표범 연구팀은 공식 SNS에 바다표범의 사진과 함께 구조 소식을 전했다.
이들은 바다표범을 발견 후 바로 포획해 콧구멍에서 뱀장어를 꺼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콧구멍에서 빠져나온 뱀장어까지 구출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구조 당시 바다 표범을 촬영한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바다 표범은 자신의 콧구멍을 꽉 채우는 뱀장어를 코에 끼운 채 눈을 지긋이 감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불편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연구팀은 최근 몇 년 동안 코에 뱀장어가 들어간 바다표범이 3~4번 정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국립해양대기국은 “40년동안 바다표범을 관찰해왔지만 이런 모습은 한 번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2016년 이후 4차례나 관측했다”고 밝혔다.
뱀장어가 콧구멍에 들어가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지만 바다표범의 사냥 방식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바다표범은 산호초나 바위, 모래 속에 주둥이를 밀어 넣어 먹이를 찾는데 이 과정에서 뱀장어가 바다 표범의 콧구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추측이다.
또한 바다표범이 한 번 삼켰던 뱀장어가 콧구멍으로 나온 것일 수도 있다는 가설도 존재한다.
연구팀 수석과학자 칼레스 리트넌(Charles Littnan)은 “사냥에 나설 때 바다표범의 콧구멍은 반사적으로 닫힌다. 밀도 높은 근육으로 구성된 콧구멍에 어떤 동물이 자발적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가설의 가능성을 낮게 추정했다.
그는 “호기심과 장난기가 많은 어린 몽크바다표범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놀이로 보인다”며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발견된 네 마리의 바다 표범들은 모두 안전하게 구조됐지만 이때까지 콧구멍 속에 들어간 뱀장어는 구조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뱀장어의 사체가 오랜 시간동안 바다 표범의 코에 박혀 있으면 질병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잠수 시 콧구멍을 닫을 수 없어 물이 폐로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연구팀은 계속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와 대책 마련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