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여학생들의 엉덩이를 툭툭 건드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교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정재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광주 모 중학교 교사 A(59)씨에 대해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치료 강의 이수를 명령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와 함께 기소된 같은 학교 교사 B(56)씨와 C(44)씨에게는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9월께 자신의 앞에서 학교 계단을 오르고 있던 D양의 엉덩이를 나무막대기로 툭툭 건드리고, 같은 해 겨울 슬리퍼를 신고 학교 매점에 다녀오던 E양을 쫓아가 엉덩이를 때린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을 보호하고 지도할 책임이 있는 지위에 있음에도, 교사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추행했다.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단 A씨의 혐의 중 일부 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2017년 9월 교실에서 수업 도중 ‘다리가 아프다, 힘들다’며 의자에 앉아 있던 E양의 허벅지 위에 앉은 혐의에 대해서는 “앉으려 시늉을 하다 일어난 사실만을 인정할 수 있다.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또 2018년 7월 수업 종이 쳤는데 교실 문 앞에 서 있다는 이유로 학생 F양의 엉덩이를 무릎으로 친 혐의를 받던 B씨에 대해서는 “양손에 물건을 들고 있던 B씨가 수업 종이 친 뒤에도 교실 앞문에 서서 진로를 막던 F양을 밀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수업시간 중 E양의 머리를 다섯 차례 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C씨에 대해서는 “당시 E양과 같은 반이었던 여러 학생이 C씨가 E양을 때린 적이 없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상황으로 미뤄 C씨가 E양을 폭행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역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피해자 1명이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각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사실, 수십년간 교직 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성실하게 학생들의 생활을 지도해 온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