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주변의 친구, 또는 가까운 가족이 우울해하는 것을 본 경험이 있다. 또는 본인이 우울한 기분에 빠지기도 한다.
이때 누군가 나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큰 위로가 되기도 하고 혹은 더 깊은 무력감과 외로움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소중한 사람이 우울해할 때, 우리는 어떤 위로를 건네는 것이 좋을까.
이와 관련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정신의학 및 신경학과 교수인 아담 캐플린 박사는 “우울증의 원인과 증상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에게 서툰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또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대수롭지 않게 던진 위로의 말이 그들의 결점이나 나약함을 더욱 부각하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흔히 건네는 말이지만 우울증 환자에게 해서는 안 될 말들을 대해서도 소개했다.
1. “힘내”
격려와 응원의 의미를 담고 있는 “힘내”라는 말은 우울증 환자들에게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들은 이미 힘을 낼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의 동력을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에 ‘힘내’라는 말은 우울증을 부각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캐플린 박사에 따르면 비슷한 말이지만 ‘힘들었겠다’ 정도의 호응을 해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2. “가족을 생각해”
가족을 생각하라는 말 역시 우울증 환자에게 우울증을 부각시킬 수 있다.
조언을 건네는 사람은 삶의 동력을 찾아주기 위해 가족을 거론했겠지만 의도와 달리 우울증 환자는 자신을 책망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3. “긍정적으로 생각해”, “마음먹기 달렸어”
캐플린 박사는 “우울증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긍정적으로 생각해’,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어’ 등의 말은 삼가는 것이 좋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실제 그런 훈련이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우울증 환자에게는 그렇지 않다.
4. “네가 감정을 다스려야지”
우울증에 환자들은 이미 스스로 우울한 감정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우울증 환자에게 “네가 너 자신을 스스로 다스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언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리어 상대방의 우울증을 과소평가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 자존감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5. “네가 어떤 심정인지 알아”
울증을 겪고 있거나 극복한 경험이 있다면 우울증 환자와 서로 공감하며 마음을 나눌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면 그저 들어주는 편이 더 낫다.
캐플린 박사는 “자신도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그 경험을 공유해서 상대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다만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 만큼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은 피해야 한다.
6. “너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 있는 사람도 있어”
이 말은 무척 위험한 말이다. 우울증 환자뿐 아니라 가벼운 우울감을 겪는 사람에게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얻는 에너지는 긍정적이지도 않고 오래가지도 못한다.
오히려 더 좋은 환경에 있는 사람을 보며 박탈감을 느끼는 성향이 강해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우울한 사람에게는 한 마디의 말보다 묵묵히 곁에 있어주는 것이 그 사람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정신과 전문의들도 우울증 환자에게는 “말보다 행동이 더 큰 위로가 된다”고 말한다.
주변에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어설프게 건네는 위로보다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있어주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