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오스카’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 4관왕을 기록했다.
이날 시상식 직후 봉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박명훈 등 출연 배우들은 미국 LA웨스트할리우드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 참석했다.
조여정은 “몰래카메라인 것 같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봉준호 감독 역시 “막바지 오스카에 이르니까 수상 소감 밑천이 다 바닥나서 술 얘기까지 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라며 농담을 전했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과의) 5번째 (작품)는 제가 확신을 못하겠다. 너무 힘들다. 계단도 많이 나오고 반지하에 살고 비도 맞아야 한다. 다음에는 ‘박사장’ 역이면 생각해보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하 이들의 일문일답을 담았다.
#1. 봉준호 감독
“오늘 밤은 내일 아침까지 술 마실 준비가 돼 있다”라는 수상 소감이 화제인데,
봉 감독은 “작품상 때는 멘트하지 않으려 뒤로 빠져 있었다. 술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한 달간 미국에 있으며 흔히 ‘어워드’ 시즌인 12월~1월 반 사이. 너무나 많은 시상식이 있고, 스피치를 20~30개 한 것 같다. 막바지 오스카에 이르니 수상 소감 밑천이 바닥나 술 얘기까지 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정말 끝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칸 부터 시작하더라도 8월 오스카 캠페인으로 불리는 투어에서 시작해서 거의 5달 반, 기생충 촬영 기간보다 더 긴 기간을 캠페인을 했다. 근데 이제 정말 끝이 났다. 좋게 끝났으니 더 기뻤다. 그래서 자연스레 술 한잔 이야기가 나왔다. 술 잘 하는 체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감독상 수상 때는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 언급한 이유는”
“스콜 세이지 감독 다시 뵙고 싶은데, 조만간 기회 있겠지.point 67 | 객석에 영화인 많고 복잡했는데 그와 눈이 딱 마주쳤다.point 90 | 샘 맨더스 등등 좌석표 가진 것도 아니고, 위치도 몰랐는데 동료 후보 감독들과 실시간으로 눈을 마주치면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point 143 |
사실 스콜 세이지 감독 워낙 존경했고, 대학 영화 동아리 하고 영화 배울 때, 그분 영화 반복해서 보고 책도 사서 봤는데 노미네이트 함께 된 것 자체가 흥분이었다.point 66 | 그분을 먼발치에 두고 제가 올라가 상 받는 게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point 96 | 1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대목에 밑줄을 쳐놓기도 했다. 오늘과 같은 영광스런 장소에서 말씀드릴 수 있어 굉장히 기뻤다”라고 말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에 대한 의미는?”
“역대 북미에서 흥행한 외국어 영화 중 ‘기생충’이 6위에 랭크됐다. 미국 관객들 덕분이다. 두 번, 세 번 반복해 봤다는 분들도 많더라. 다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할 시간이 저희도, 여러분도 없었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왜 그런 상을 받았는지는 다각도로 분석해서 조만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제가 여러 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에 여쭤보고 싶다”라고 했다.
#2. 배우 송강호
기생충 주역으로 아카데미 수상까지 이끌어 온 소감은?
“한 번도 얘기하지 못했다. 지난해 칸 영화제부터 8월 아카데미 캠페인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관심을 거두지 않으시고 응원해주신 많은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어 “(봉 감독과의) 5번째는 제가 확신을 못하겠다. 너무 힘들다. 계단도 많이 나오고 반지하에 살고 비도 맞아야된다. 다음에 박사장 역이면 생각해보겠다”
#3. 배우 조여정
“한국 시간으로 이날 생일이었는데, 배우로서 최고의 생일이 아니었나 싶다. ‘기생충’ 같은 훌륭한 영화로 아카데미에 앉아 있는 것도 최고의 선물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몰래카메라 같고 믿기지 안항ㅆ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가서 각자 자리에서 흩어질 생각을 하니 울컥했다”
#4. 배우 최우식
“극 중 기우 대사 중에 ‘계획에 없던 건데’라는 대사가 있다. 계획치 못한 큰 이벤트가 있어 행복하다. 제작보고회 때 제가 말을 잘 못해서 놀림 받던 게 엊그제 같다. 봉 감독과 아버지(송강호)가 미국 프로모션을 하며 고생이 많으셨는데 앞으로 평생 원동력으로 삼겠다”
#5. 배우 박소담
“정말 오늘은 손에 땀도 많이 나고 긴장도 되고 저희가 이렇게 다같이 오늘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많이 설레고 기뻤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다. 오늘 밤에도 많은 기사들과 인스타그램 올라오는 거 보면서 온몸으로 느껴봐야 할 것 같다. 아마 잠 못 이루지 않을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