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환자를 외부, 일반환자들과 격리해 치료하는 공간이 음압병실이다.
이 음압병실에는 개인보호장비를 갖춘 의료진만이 드나들 수 있다.
지난 28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정부가 실시하는 공식 브리핑을 뉴스 화면으로 송출할 때는 반드시 수어 통역사를 화면에 포함해야 한다”며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정부는 하루에도 수차례 공식 브리핑을 통해 관련 정보를 알리고 있다.
발표자 옆에는 수어통역사를 함께 배치한다.
음압병실을 맡은 의료진처럼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브리핑룸에 들어찬 취재진과 공무원 등 20~30명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단 한 사람, 바로 수어통역사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에도 수어통역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 청주시수어통역센터 관계자는 “수어는 손만으로 의사소통을 표현하지 않는다. 표정도 중요하다”며 “표정에도 의미를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어통역사들은 손뿐만 아니라 다양한 표정으로 청각장애인에게 수어의 의미를 함께 전달하기에 수어와 함께 입으로, 표정으로 의미를 표현했다.
최 위원장은 “KBS와 연합뉴스TV를 제외한 거의 모든 방송사는 수어통역사를 제외하고 발표자만 클로즈업한 화면을 송출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과 불안감은 장애인 역시 지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공식 브리핑은 개인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핵심 정보라는 점에서 단 한 명의 열외자 없이 모든 사람에게 전달돼야 한다”며 “수어 통역이 한국어 발표자와 동등하게 화면에 잡히도록 촬영과 편집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