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들과 중국 당국 사이의 갈등이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홍콩의 한 재벌이 낸 신문 광고가 화제다.
홍콩 최고 재벌로 꼽히는 리카싱(91)은 최근 홍콩 신문에 전면 광고를 냈다.
모두 두 장으로 이뤄진 이 광고는 마치 홍콩 시민에게 진정을 요구하는 듯 보여 중국 본토 웨이보에서도 널리 퍼졌다.
첫번쨰 광고에는 ‘홍콩 시민 리카싱: 황타이의 멜론은 다시 딸 수 없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중국 고전 시를 인용한 것으로 더이상 고통을 감내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두번째 광고 상단에는 ‘최선의 의도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라는 문구가, 왼쪽과 오른쪽에는 ‘자유를 사랑하고 관용을 사랑하고 범을 사랑한다’, ‘중국을 사랑하고 홍콩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한다’는 문구가 각각 써있다.
하단에는 ‘자신에 대한 사랑을 담아 화를 누그러뜨리자’는 문구가 적혀 있고 정 중아에는 큰 글씨로 ‘폭력’이라고 쓰여있고 폭력을 써서 안 된다는 금지 표시가 그려져있다.
광고 문구만 보면 홍콩 시민에게 자제를 요구하고 중국을 옹호하는 듯 보이는 광고였다.
해당 광고는 중국 웨이보 검색어 순위에도 오를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광고에 숨겨져있던 뜻이 밝혀졌다.
둘째 장 광고의 각 단어 끝 글자만 모아 배열해보면 ‘인과는 국가에게 있다. 홍콩의 자치를 보장하라(因果由國 容港治己)’라는 문구가 드러난다.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또한 두번째 광고의 첫째 줄은 4글자, 둘째 줄은 6글자, 아래쪽 첫째줄은 8글자, 아래쪽 마지막 줄은 9글자인데 이는 천안문 민주화항쟁이 벌어진 날을 뜻한다.
1989년 6월 4일은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학생 및 시민이 벌인 시위인 천안문 민주화 항쟁이 벌어진 날이다.
광고에 숨겨진 뜻이 공개되자 웨이보 등 중국 SNS는 현재 해당 광고 유포를 차단했다.
광고를 낸 리카싱은 청쿵 그룹의 창립자로 중국과 동아시아 전역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