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제주지법 형사2부 정봉기 부장판사는 전 남편과 의붓아들 살인과 사체손괴, 시체은닉 혐의로 구속되었던 고유정(37)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에서는 전남편인 피해자를 면접교섭권을 빌미로 유인해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하는 등 계획적인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피해자에 대한 연민이나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을 성폭행하려다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이라는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는 이유로 범행의 잔혹성 및 사회에 미치는 파장력과 유족의 슬픔 등을 고려해 이와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전했다.
다만 재판부는 고 씨가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입증할 수 있더라도 간접 사실 사이에 모순이 없어야 하고 과학 법칙에 부합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이다.
재판부에서는 고유정의 의붓아들인 피해자가 왜소한 몸집에 당시 처방받은 감기약에 수면 효과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아버지의 다리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히는 등 의붓아들과 관련된 증거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5월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와 지난해 3월 2일 의붓아들 살해 혐의로 고 씨에 대한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