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공공건물에 ‘광촉매 페인트’를 칠하겠다고 나서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올 10월 착공하는 중구 시네마테크에 이 페인트를 칠할 예정으로, 외벽 면적 약 3500㎡ 전체에 칠한다.
효과가 나타나면 모든 공공건축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임인구 서울시 건축부장은 “광촉매 페인트는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지난해 자체 개발했다”면서 “대기 중에 떠 있는 미세먼지 원인 물질이 이 페인트에 달라붙고, 이 물질을 무해한 물질로 광분해해서 잔여물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 페인트의 성분 중 산화티타늄(TIO2)이 빛을 받으면 물질의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데, 이때 미세먼지가 달라붙으면 분해해서 독성을 없앤다는 것이다.
하지만 페인트의 이런 기능이 과학적으로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 즉흥적인 대책을 들고 나온 게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측은 SH공사가 지난해 10월 노원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이 페인트를 시범적으로 칠했고, 실험에서 이 페인트를 1000㎡에 칠할 경우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시간당 49g 제거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정확한 수치는 SH공사가 올 6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복수의 환경 전문가들은 “실험실과 실제는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면서 “효과와 부작용이 아직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효과)는 생각하지 않고 보여주기식으로 성급하게 정책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또 광촉매 페인트 가격은 일반 페인트의 최대 5배로, 3500㎡에 시공할 경우 5000만원이 들어 비싸다.
광촉매 기술을 수년간 연구해 온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전 대기환경학회장)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여러 측면에서 근거를 댔다.
김 교수는 “일본에선 이미 수 년 전에 광촉매 페인트를 상용화했다가 효과가 별로 없어서 잘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인구 서울시 건축부장은 “아파트 시범 시공 연구 결과가 6월에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올 10월에 시공하겠다. 확실한 결과가 나온 후에 시공을 결정하고 발표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개그네..개그..CNN에서 기사 인용할까 두렵네”, “이러면 노벨상 물 건너간다.무식하면 용감하잖아.ㅋㅋ”, “페인트 회사에서 로비를 팍팍했구만 누가 페인트 공장하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