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을 가지고 있는 아들을 코피노(필리핀 혼혈아)로 속여 필리핀에 수년간 유기한 혐의로 40대 한의사가 구속기소되 충격을 주고있다.

16일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한의사 A 씨를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부인 B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부부는 2014년 11월부터 4년간 아들 ㄱ군(15)을 필리핀의 아동시설에 유기 방임했다고 의심받고 있다.

2014년 11월 A 씨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활동하는 선교사 C 씨에게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낳은 코피노”라고 말하며 자신의 아들을 인계했고 아들의 여권을 회수했다.

그리고 A 씨는 C 씨에게 3500만원을 주고 귀국한 직후 전화번호를 바꾸고 C 씨와 연락을 끊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ㄱ 군이 친부모를 찾지 못하도록 필리핀으로 가기 6개월전 아들의 이름을 개명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ㄱ군은 3년 6개월간 C 씨의 관리 아래 있었으나 이후 캐나다인이 운영하는 아동시설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기존에 C 군은 가벼운 자폐수준의 증상을 가지고 있었으나 필리핀 고아원을 전전하며 중증의 정신장애로 악화되었으며 왼쪽 눈도 실명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A 씨는 2011년 월 60만원을 주고 마산의 한 어린이집에, 2012년에는 800만원을 주고 괴산의 한 사찰에 ㄱ군을 맡겼었다.

그러나 어린이집 원장과 사찰 주지가 아이의 정신장애를 이유로 찾아갈 것을 수차례 요구하자 1년만에 되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과거 어린이집과 사찰에 맡기면서 ㄱ군의 연령, 부모의 이름, 주소 등을 알리지 않았다.

검찰 측은 국내에서 아이를 맡기고 다시 되찾아 와야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해외에 유기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은 한 한국인 선교사가 지난해 8월 국민신문고에 ‘필리핀에 버려진 한국 아이’라는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ㄱ군은 지난해 12월 귀국해 정신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 씨는 “아이가 불교를 좋아해 템플스테이를 보냈고, 영어능통자를 만들고자 필리핀에 유학을 보냈다”라며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