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한국 측의 거듭된 요구에도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아무런 제재 없이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3일 도쿄 조직위는 SBS의 질의에 대해 공식 답변 서한으로 “욱일기가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막을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욱일기 자체는 어떤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그래서 금지 품목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관중이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흔들며 대규모 응원을 펼칠 가능성이 커진 것.
이런 사태를 방지하고자 대한체육회는 지난 달 22일 도쿄에서 도쿄조직위 관계자와 만나 욱일기 사용 금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욱일기가 한국인에게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로 인식된다. 경기장에서 욱일기 응원이 있을 경우, 한국 관중과 일본 관중이 충돌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라며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 금지를 요구했는데, 이에 대해 도쿄 조직위는 확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8월 29일 전체 회의를 열어 ‘2020 도쿄 하계올림픽 대회 및 하계 패럴림픽대회에서의 욱일기 경기장 내 반입금지 조치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이 결의안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도쿄올림픽 기간 전 후 경기장 내 욱일기와 욱일기를 활용한 유니폼·소품 반입과 이를 활용한 응원 행위를 금지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결의안 제안 이유로 “유사 사례인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가 제국주의 상징으로 지목돼 국제 체육 경기 등 모든 공식행사에 사용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욱일기는 그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욱일기는 여전히 국제 경기대회의 경기장 내에 반입돼 응원도구로 사용됨으로써 과거 제국주의 침략 대상이었던 국가들로 하여금 부정적 역사의 기억을 자극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한체육회와 국회 결의안의 요구를 모두 묵살한 채 욱일기 응원과 욱일기 유니폼 제작 등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한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관의 검증을 거쳐 방사능 안전에 이상이 없으니 도쿄올림픽 선수촌 메뉴에 사용하겠다”라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