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럭셔리 도시락 반찬으로 주름잡았던 분홍 소시지는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인기 반찬이다.
그런데 쫄깃쫄깃 맛있는 소시지에 비하면 이게 소시지가 맞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옛날 소시지로도 불리는 이 ‘분홍 소시지’를 파헤쳐보자.
1.’분홍 소시지’의 정체
‘맛이 좀 다를 수도 있지’하며 고기가 들어간 소시지라고 생각해 즐겨먹던 이 ‘분홍 소시지’는 사실 ‘어묵’이라고 한다.
칼럼니스트 황교익 교수가 한 방송에서 “분홍 소시지는 사실 소시지 모양에 돼지고기의 향을 덧댄 일본식 찐 어묵이다”라고 말해 화제가 되었다.
2.그냥 어묵일까?
방송을 통해 분홍 소시지의 정체가 ‘어묵’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성분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어육만으로 만들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량이지만 육류도 들어가기 때문에 정확히는 어육과 소시지를 합쳐 ‘어육 소시지’라고 보는 것이 알맞을 것 같다.
분홍 소시지는 생선살, 전분, 여러 가지 고기 등으로 돼지고기 맛이 나도록 만든 것이었다.
3.분홍 소시지가 만들어진 배경
1963년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기에 고기나 소시지는 아주 부유한 집안에서만 볼 수 있던 고급 반찬이었다.
이때 한 회사가 일본에서 수입한 가공 기술로 생선살과 닭고기, 돼지고기 등과 전분을 섞어 만든 ‘분홍 소시지’를 개발했다.
이런 덕분에 서민들도 저렴한 가격에 돼지고기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4.6~70년대 가장 핫한 음식 ‘분홍 소시지’
6~70년대 ‘분홍 소시지’는 대중들에게 알려진 직후 엄청난 인기를 불러모았다.
학생들이 원하는 도시락 반찬 순위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분홍 소시지를 구매하기 위해 공장 앞에도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80년대에 들어 경제가 발전하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분홍 소시지는 차차 인기가 식어갔다.
고기 함량이 높은 ‘줄줄이 소시지’나 ‘수제 소시지’ 같이 고급 소시지들이 나왔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