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봉오동 전투’에 출연한 일본 배우들의 소신 발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 점에서 개최된 ‘봉오동전투’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는 영화를 연출한 감독 원신연이 직접 나와 영화에 얽힌 비화들을 털어놓았다.
이 날 원 감독은 영화 속 일본군의 잔인한 만행 묘사에 관해 “‘이 정도 표현의 수위를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게 과연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인가’ 라고 생각하며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감독의 이러한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해준 이는 다름아닌 일본군을 연기한 일본 배우 키타무라 카즈키였다.
원 감독은 “이 얘기를 들은 키타무라 카즈키가 ‘그땐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훨씬 더 심했다. 난 그 때 그 모습을 정말 진실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캐릭터를 제대로 완성해줬다”고 말했다.
키타무라 카즈키 외 다른 일본 배우들과의 일화도 공개됐다.
원신연 감독은 배우 이케우치 히로유키와의 일화를 전했다.
그는 “히로유키는 ‘필리핀에 징용된 한국인 캐릭터를 맡아서 연기한 적이 있는데,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을만큼 너무너무 끔찍했다’며 ‘이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고 표현하셨다”고 밝혔다.
원신연 감독이 언급한 배우 키타무라 카즈키는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 야스카와 지로 역을 맡았으며, 이케우치 히로유키는 일본군 쿠사나기 역을 맡았다.
실제로 키타무라 카즈키는 일본 우익 매체에서 ‘봉오동 전투’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날 선 비판을 받기도 했다.
두 사람 외에도 유키오 역의 다이고 고타로까지 총 3명의 일본 배우들이 자국의 비난을 감수하고 영화에 출연해 몰입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