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도쿄에서 올림픽이 개최된다.
섭씨 30도 중반을 웃돌고 무더운 날씨에 후쿠시마 원전 폭파로 인한 방사능 오염,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허용 등 구설에 끊임없이 오르는 가운데 이런 일본에겐 악재가 우리에겐 특수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과 비슷한 지리적 특성이 있고 일본과 시차도 없는 한국이 도쿄올림픽 전지훈련 장소로 주목을 받는 것이 그 이유다.
예를 들면 지난 4월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 도쿄 올림픽 대비 전지 훈련을 마치고 돌아간 중국 국가대표 양궁 선수단이 있다.
32년 전,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개최했던 한국과 일본의 상황은 전세역전이 된 것이다.
당시 36개국 1,600여 명 규모의 서울올림픽 출전 선수들 가운데 무려 10%가 넘는 선수들이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서울로 들어왔었다.
그 당시 일본과의 경제 격차를 생각해본다면 국내 훈련시설 미비가 원인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겠지만, 자세한 내막은 일본이 각국 선수단의 전지훈련지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일본은 전 세계 선수단에 KAL기 폭파사건, 남북 분단 상황, 민주화 운동 등 한국이 위험하다는 식의 홍보로 한국에서의 훈련은 적합하지 않다고 설득했다.
개최국으로서 올림픽 특수를 누리는 게 당연하지만 상당한 수의 선수들을 일본에 빼앗기는 굴욕을 맛봐야만 했다.
32년이 지난 현재, 2020 도쿄 올림픽은 우리 대한민국은 1988 서울 올림픽때의 굴욕을 대갚아줄 수 있는 호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겪고 있는 많은 악재가 세계 각국에 영향을 끼쳐 이웃나라인 한국을 전지훈련지로 선택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고 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전지훈련지 유치 자체가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부가가치사업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 지역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경기 침체의 골이 깊은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