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9일 서울 홈플러스 모 지점에서 계산 업무를 보던 A 씨(58)는 고객의 폭언을 듣고 퇴근 뒤 자택에서 쓰러졌다.
A 씨가 쓰러진 당일 A 씨는 홈플러스에서 계산업무를 하던 중 고객과의 마찰이 있었다.
“적립 카드 있으세요?”라는 말에 고객은 대답이 없어 A 씨가 다시 물어봤고 돌아온 대답은 ‘찾고 있는데 왜 말이 많아’였다.
이후 고객은 ‘여기는 고객 접대가 왜 이래’라며 언성을 높였고 A 씨가 “여기가 술집이냐”고 되묻자 고객은 “술집만 접대하나. 여기서 일하는 주제에 왜 이렇게 말이 많아”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직원들의 중재로 간신히 마찰은 사라졌다.
A 씨는 집으로 퇴근 후 남편에게 “여보, 오늘 진상 고객을 만나 정말로 너무 힘든 하루였다”라고 털어놓은 후 자택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 후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은 지 10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판정서에 “고객이 고인에게 취한 행위는 통상적으로 인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감정적 표현과 위협적인 언행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록 A 씨의 2019년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당뇨의심’ 이라는 소견을 받았고, A 씨의 고혈압이 뇌출혈 발병 또는 악화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전했다.
또 “평소 정상 근무가 가능했던 고인이 이 사건으로 인하여 갑자기 혈압이 상승해 뇌출혈이 발병했다고 판단돼, 고인 상병과 업무 사이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마트 산업노조는 “이번 사례를 통해 여전히 감정노동 보호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고 있는 사업주에게 경종을 울리고 감정노동에 대한 보호와 허술한 매뉴얼 개정에 해 제대로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