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비버를 생각하면 습지대나 강가에 집을 짓고 사는 귀여운 동물이 떠오른다.
사실 비버는 동물 세계에서는 뛰어난 ‘건축가’로 꼽힌다.
주로 물가에서 사는 비버는 특유의 튼튼하고 큰 앞니로 나무를 잘라 돌과 진흙으로 자신만의 집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인다.
우리가 보아왔던 비버의 몸길이는 60cm-70cm 정도로 작고 아담하다.
놀랍게도 이렇게 귀여운 크기의 비버의 사촌 중에는 몸무게만 100kg, 키는 사람의 키와 맞먹는 크기의 ‘자이언트 비버’ 가 존재했다.
카스트로이데스(Castroides) 라는 이름을 가진 이 생물은 주로 북아메리카에 서식했다.
지금의 비버와 같이 강가에서 살았으며 오늘날의 반달곰과 맞먹는 체구를 가지고 있다.
성체의 자이언트 비버의 몸길이는 2.5m 에 체중은 60-100kg정도 였다.
자이언트 비버가 서식하던 지역인 북아메리카 지역은 부드러운 땅이 별로 없었는데 이러한 환경적인 요인으로 지금의 비버보다 뒷다리가 더욱 발달해있다.
카스트로이데스의 앞니 길이는 15cm 정도였는데 앞니의 끝이 둥글고 무뎠다. 이는 오늘날의 비버의 앞니가 날카롭고 예리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또 한가지 자이언트 비버에 대한 사실은, 그들은 지금의 비버와는 다르게 집을 짓는데 큰 공을 들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음 사진은 자이언트 비버와 오늘날의 비버의 크기를 비교한 사진이다.
자이언트 비버는 260만년전 출현하여 1만 1700년 전인 신생대의 가장 마지막 단계인 플라이스토세에 멸종되었다.
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거대한 포유류인 매머드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고 멸종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매머드와 같은 시기에 살던 자이언트 비버의 멸종 이유에 대해 집중한다.
대부분은 ‘기부변화에 의한 멸종’ 에 의견이 기울었지만 최근 한 연구팀은 자이언트 비버의 화석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과거에 발굴된 자이언트 비버의 화석화 된 뼈와 이빨을 동위원소 분석과 탄소 분석을 통해 식단을 알아냈다.
신생대에 활동했던 자이언트 비버는 지금의 비버가 나무를 갉아 먹는 것과는 다르게 물가에 자라는 식물들을 먹었던 것으로 결과를 내렸다.
이들이 수생색물을 주식으로 삼았던 것이 멸종의 가장 큰 요인인 것이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남과 동시에 기후가 건조해지고 물가의 식생이 사라지자 자이언트 비버들은 먹을 것을 찾기 힘들었고, 지금의 비버가 습지 서식지를 스스로 만드는 것과 다르게 적응하지 못해서 도태되고 결국 멸종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금 우리가 접하는 물가의 비버들은 거대한 자이언트 비버와는 다르게 환경변화에 알맞게 적응하여 살아남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