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언제나 계획대로 되진 않는다지만.
. 이건 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신랑과 신부없는 결혼식이 2일 싱가폴서 진행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조셉 유와 아내 강 팅은 결혼식 며칠 전, 중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하객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공포감을 갖고 걱정하며 결혼식 참석을 꺼리게 되자 이 커플은 이 상황에 센스있는 해결책을 생각해냈다.
바로 신부와 신랑이 멀리서 가족과 친구들로 꽉 찬 결혼식장에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식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신랑신부는 화상 전화를 통해 결혼식장에 참석한 하객들을 향해 샴페인 잔을 들고 축배사를 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에서만 550명의 사망자를 내고 세계 24개국에 널리 퍼졌다.
싱가폴서는 현재까지 28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는데, 이는 중국을 제외한 일본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신랑과 신부는 중국 후난성 출신이기에 지난달 24일, 가족과 함께 음력설을 보내기 위해 고향을 찾았는데, 이곳 후난성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후베이성과 매우 인접해있다.
신랑은 후난에 가서도 공포감은 없었다는데 그 이유는 자신들이 방문한 곳은 꽤나 시골지역이였기 때문이다.
커플은 2일 싱가폴 도심서 열릴 결혼식을 위해 지난달 30일 입국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중국서 이미 결혼식을 한 차례 올렸지만 만찬을 겸한 두 번째 결혼식을 계획 중이었다.
중국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신랑의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자리였다.
최근 아시아에서는 두 번의 결혼식을 치르는 국제커플이 많다.
그러나 두 사람이 중국에서 막 돌아온 사실을 아는 하객들은 걱정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일부 하객들은 불참한다는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반응을 접한 신랑은 “저희는 결혼식을 연기하고 싶어요. 하지만 호텔은 그렇게 해주지 않았죠. 모든 것이 준비됐고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했어요. 결혼식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라고 전했다.
결국 두 사람은 두려워하는 하객들을 위해 결혼식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을 하객들에게 전하니 일부는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랑은 “만약 우리가 현장에 있었더라면 경계하는 사람들 때문에 분위기가 달랐을 것 같고 처음에 부모님은 별로 내키지 않는 눈치였지만 결국 동의하시게 됐다”고 전했다.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서 신부의 부모도 여행제한 조치 때문에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갖가지 많은 이유로 행사 당일에 참석한 하객들은 예정된 190명보다 80명 적은 110명의 하객들이 얼굴을 비췄다.
신랑신부는 호텔방서 하객들이 기다리는 결혼식장으로 화상 전화를 걸어 “하객들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녁식사를 즐겨주세요.”라고 했다.
두 사람은 축배사를 한 뒤 호텔에서 제공한 샴페인을 터뜨리는 장면까지 모두 방송으로 생중계하여 보여줬다.
끝으로 신랑은 “슬프지 않았어요. 다만 조금 실망했을 뿐이죠. 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후회하진 않습니다”라고 심정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