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이라면서 왜 유사 육류를.
.?’
“비건 버거를 시작으로 국내서도 비건 식단에 대한 선택권이 늘었났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생 A(24) 씨는 자신을 채식주의자라고 소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A 씨는 “채식을 단순히 편식으로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타인의 신념과 선택을 그렇게 깎아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제 경우에는 대학 입학 후 여러 활동을 하면서 동물권에 관한 생각을 계속하게 됐고, 동물권과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채식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식을 한다고 밝히면 웃음거리가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있다. 제가 타인에게 해를 끼친 게 없는데도, 단순히 채식한다는 이유로 비난받고 싶지는 않다”라면서도 “국내에서도 다양한 비건식이 나오면 사람들의 인식도 어느 정도 개선되지 않겠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롯데리아’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이른바 ‘비건 버거’인 식물성 햄버거를 출시했다.
롯데리아 측은 “NOT BEEF, BUT VEEF”, “고기 없이 고기 맛이 나는 기적” 등의 문구를 앞세워 본격적인 비건 버거 홍보에 나섰다.
해당 버거는 식물성 패티, 빵, 소스로 만들어졌으나 매장 조리 시 교차오염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국내서도 채식 식단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기뻐하는가 하면 “채식주의자라면서 왜 고기 흉내 낸 것을 소비하냐”며 조롱을 쏟아냈다.
채식을 지향하면서 고기 맛을 소비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 채식을 두고 많은 비난이 존재하는데, 일부 누리꾼들은 “채식한다면서 고기 맛 좋은 건 아냐” “비건이면 풀만 먹어야지 대체 육류같이 고기 흉내 낸 건 다 먹으려고 한다” “식물도 고통을 느낄 텐데 먹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니들이 동물을 위해 안먹는다하면 식물도 고통 느낄 줄 아니까 산소만 먹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채식 주의자 직장인 B(27) 씨는 “비건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비난을 쏟아내는 것 같다”면서 “비건은 단순히 맛 때문에 육류나 유제품 섭취를 거부하는 게 아니다.
맛 때문에 편식하는 것이라면 빵 하나를 살 때도 꼼꼼히 성분을 살필 필요가 없지 않겠나”라며 무분별한 비난에 대한 지적을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채식을 하기 전에 고기를 굉장히 좋아했다”면서도 “그렇지만 어느 순간부터 제가 즐겁게 먹는 것 보다 그 과정에서 착취·학대당하는 동물들을 소비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소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주변에 이야기를 나눠보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완전히 채식을 하지 않더라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비건식을 하려는 사람도 많은데 인터넷만 들어가면 그렇게 비난이 쏟아진다”면서 “대체 이해가 안 된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