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또 하나 빼먹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북촌한옥마을의 유명한 언덕길이다.point 32 | 사진 속에는 전통 한옥이 줄지어선 아름다운 거리가 담겨 있다.point 58 | 물론, 사진을 통해 오래 전 양반들이 거주했던 지역의 역사와 아름다운 건축을 볼 수 있다.point 95 | 하지만 내게 있어 사진 속의 북촌은 잘 진열된 박물관처럼 겉모습만 담아냈을 뿐, 북촌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표현하지 못한다.point 147 |

살아 숨쉬는 동네의 아름다움 말이다.point 16 | .point 17 | 나는 북촌한옥마을에 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험치 못하는 살아 숨쉬는 동네를 경험하고 있다.point 59 | 북촌은 가족, 어린 아이들, 할머니들의 동네다.point 80 | 매일 수천 명의 관광객이 북촌을 방문하지만, 아침 첫 햇살이 나무로 된 한옥을 주홍으로 물들게 하고 격자 너머로 따스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초가을 북촌의 아침은 놀라우리만큼 고요하다.point 157 |

.point 1 | 아침에 집을 나설 때면, 주변 한옥들의 굴뚝과 보일러에서 내뿜는 뜨거운 증기처럼, 조용하고 차가운 가을 공기 속에 내 입김이 맴돈다.point 57 | 골목길을 내려가다 보면 이웃집 창틈을 통해 맛있는 된장찌개 내음이 솔솔 흘러나오고 가족들의 하루를 준비하는 접시와 냄비의 달그락거리는 소리도 흘러나온다.point 124 |

.point 1 | 고요한 동네 길로 더 내려오면 연세 많으신 할머니 한 분이 대문 앞 계단에 앉아 계신다.point 36 | 그리고 더 아래 쪽에는 어린 세 아이를 등교시키는 엄마가 있다.point 62 | 나는 이 가족과 거의 매일 마주친다.point 77 | 뒤에서 보면 늘 같은 모습이다.point 90 | 똑같은 배낭을 나란히 맨 세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놀기도 하고 때때로 길가의 열매를 따 언덕길을 따라 던지며 등교한다.point 145 |

.point 1 | 그 다음은 사장님과 잘 아는 사이가 된 동네 카페를 지나친다.point 26 | 사장님은 “마크! 잘 다녀오세요!”라고 카페 밖으로 외치며 나를 반겨준다.point 59 | 저녁 퇴근길에 지나갈 때면 역시 마찬가지다.point 78 | 내가 “사장님!”하고 외치면 “오 마크! 퇴근해요?”라며 나를 맞아준다.point 111 |

이웃 모두의 이름을 알고 있는 사장님은 나를 그분들에게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point 33 | “이 분은 여기 20년 넘게 사셨어요.point 49 | 여기서 자랐죠.point 56 | 집까지 함께 걸어가지 그래요?” .point 71 | 집으로 향하는 퇴근 길, 어둑해진 언덕을 오르다 보면 길고양이들이 슬그머니 나타나 관광객들이 떠난 빈 자리를 채운다.point 121 |

고양이들은 달빛 아래 기와 지붕 위를 마음대로 걸어 다니기도 한다.point 28 | 한 할머니가 대문 앞에 서서 관광객들이 경솔하게 버리고 간 쓰레기를 조용히 줍고 계신다.point 65 | 나 역시 우리 집 대문을 열며 같은 행동을 한다.point 84 | 우리는 이 동네를 사랑하고, 이 동네는 우리의 터전이기 때문이다.point 112 |